인천 당일치기 데이트 코스 추천: 개항장부터 차이나타운, 영종도 레일바이크, 마시안해변 노을까지
서울 근교에서 하루 데이트 코스로 가볍게 바다 구경과 레일바이크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목적지는 단연 인천이다. 특히 지하철 1호선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인천은 개항장 거리, 차이나타운, 송월동 동화마을이 좁은 반경 안에 모여 있어 차량이 없는 뚜벅이 여행자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다.
개항장 거리 구경,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점심
첫 목적지인 인천 개항장 거리는 1883년 인천항을 개항한 이후 일본과 청나라를 비롯한 각국 조계지(조선 땅이지만 조선 법이 적용되지 않았던 외국인이 살던 지역)가 설정되면서 형성된 오래된 주거지와 상업지다. 인위적으로 꾸며낸 현대식 상업 지구가 아닌, 세월의 때가 탄 낡은 붉은 벽돌 건물과 일본식 목조 이층 가옥이 이색적으로 맞닿아 있어 길을 걸을 때마다 이국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특히 한국 전쟁(6·25 전쟁) 인천상륙작전 때 건물에 생긴 실제 탄피 자국들을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인 관점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
개항장 거리 안쪽에 위치한 인천개항박물관은 옛 일본 제1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전시실이다. 외관부터 고풍스러운 아치형 창문과 단단한 대리석 외벽으로 시선을 끄는데, 내부에는 한국 최초의 우표나 경인선 철도 부품, 갑신정변 당시의 긴박했던 기록 등이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다. 내부 규모는 아담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냉방이 잘 되어 여름 더위를 피하거나 비 오는 날 실내 데이트 코스로 들르기 제격이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뒤쪽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거대한 중국식 전통 대문인 패루가 마치 수호신처럼 서 있는 차이나타운 구역에 다다른다. 골목길을 하나 건넜을 뿐인데 단층 근대 골목에서 화려한 붉은색 조명과 황금색 용 조각이 가득한 중국풍 거리로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점심 식사는 공화춘을 비롯해 짜장면, 탕수육 등 중국 현지의 맛을 재현한 음식을 맛보는 동선이 제격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고소하고 바삭한 공갈빵도 한 봉지 사서 부수어 먹으며 상점가 언덕길을 느긋하게 걸어 내려오다 보면 오전 일정이 마무리된다.
영종도 레일바이크로 가는 길, 월미도 여객선 탑승
차이나타운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행선지인 영종도로 넘어가기 위해 월미도와 구읍뱃터를 잇는 여객선을 탑승한다. 인천역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약 10분만 달리면 월미도 여객선착장에 쉽게 도달한다.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가 여러 개 있으므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선착장에서 매 정시에 출발하는 카페리에 오르면 영종도 초입에 위치한 구읍뱃터까지 단 15분 만에 바다를 가로질러 간다. 배가 출발함과 동시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수십 마리의 갈매기가 날아드는데 과자를 던져 주는 것도 이 데이트 코스의 묘미다.
구읍뱃터에 내려서 남쪽 해안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탑승장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와 수평을 이루는 철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며 거대한 인천대교와 멀리 송도국제도시의 마천루까지 바라보는 정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든다.
편도 2.8km, 왕복 총 5.6km의 레일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 철로라서 다리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다. 단, 반환점을 기점으로 다시 회차해서 돌아오는 왕복 코스로만 운영된다. 해가 서서히 기울어가는 오후 4시 이후 시간대에 탑승하면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드는 장관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어 탑승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예약이 금방 매진되므로 출발 최소 하루 전에 온라인 예매를 마치는 것이 원활한 여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약 4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리기 때문에, 해가 진 직후나 가을바람이 부는 날씨에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가벼운 겉옷을 하나 챙기는 준비성이 빛을 발한다. 해가 긴 계절에는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영종도 내부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긴 편이지만, 구읍뱃터 선착장과 레일바이크 매표소는 인도와 이정표가 직관적으로 깔끔하게 이어져 있어 대중교통 여행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마시안해변의 노을과 통창 카페에서 마무리하는 데이트
레일바이크로 몸을 움직여 줬다면, 하루 데이트의 종착지로 영종도 서쪽 끝에 위치한 마시안해변으로 간다. 레일바이크 매표소 앞에서 택시를 타면 2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어 배차가 긴 버스를 오래 기다리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해변을 찾기 전 '인천 물때표'를 검색하고 방문하면 만조와 간조 시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밀물 때 백사장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르는 모습이나, 썰물 때 서해 갯벌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풍경 중 어느 풍경을 보더라도 하루 마무리로는 부족함이 없다.
마시안해변을 따라서 걷다 보면 대형 통창 카페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수평선 너머로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보기 적합하다. 노을이 금방 지기 때문에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가기보다 카페에서 잠시 고요한 시간을 가지며 여유를 만끽하는 게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해변 아래 모래사장으로 직접 걸어 내려가 붉게 물든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기는 방문객들로 가득해진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돗자리를 피고 앉아 노을빛을 감상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은 시간이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이 당일치기 코스는 체력적으로도 크게 피로하지 않으면서도 바다와 근대 역사도 살펴볼 수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여정이 된다.
